한 푼도 쓰지 않고 1년을 지내는 것은 가능할까?
책을 말하다>
돈을 한 푼도 안 쓰고 1년을 생활한다는 야심찬 혹은 어쩌면 황당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사람이 있다. 영국의 프리코노미(Freeconomy) 운동을 이끄는 마크 보일이란 사람으로 이 책의 저자다.
그가 돈을 쓰지 않는 삶을 살려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는 돈을 쓰는 삶이 인간의 삶을 더욱 더 돈에 매진하게 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삶을 넘어 지구를 황폐화 시킨다고 믿기 때문이었고, 이에 대한 반증으로서 자신이 직접 실천을 통해 사람들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었다.
요즘 나도 소비에 지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오로지 소비를 위해 돈을 더 벌어야 하는 생활. 어느 샌가 나도 없고, 생활도 없고, 무분별한 축재와 타인과의 끝없는 비교만 남는 삶을 보는 것이 일상적인 것이 되고 말았다. 이때 ‘돈 없이 산다’는 저자의 외침이 일단은 황당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신기하고 격려하는 마음으로 보게 된다.
치열한 환경주의자도 아니고,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주의에도 조심스런 나였지만 일단 저자의 치열한 자기주장을 위한 노력에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그는 이 실험이 끝난 뒤에도 돈을 갖지 않고 살아가는 삶을 이어가기로 선택했으니 그 용기와 인류애에 진정한 응원을 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좀 더 소박한 삶을 살고 싶다. 책에서 보이는 그의 1년 간은 돈을 쓰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기가 넘치고 어쩌면 화려하기까지 하다. 돈 한 푼 안들이고 3000명이 넘는 사람들을 무료로 대접하는 페스티벌을 만들고 실천할 정도니 생기 없고 무조건 궁핍을 추구해 안으로만 움츠러드는 삶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삶에는 변화가 필요하다. 이 책을 통해 나를 포함해, 조금이라도 더 소박해지는 삶에 도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는 채 우린 무모한 소비를 한다. 한 여름 뙤약볕 아래 고기굽기 처럼^^;)
마음에 남다>
- 돈은 더 이상 우리를 위하지 않는다. 우리가 돈을 위해 일한다. 돈이 이 세상을 접수하고 말았다. 하나의 사회로서, 우리 모두는 다른 모든 것을 팽개치면서 고유의 가치라고는 전혀 없는 한 대상을 숭배하고 경배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화폐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불평등과 환경파괴와 인간에 대한 경멸을 촉진하는 한 시스템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p.16)
- “이 세상이 변하기를 원하거든 당신 자신이 그 변화가 되도록 하라. 당신 혼자만이라도 좋고 수백만 명이라도 좋다.” 간디 어록 중에서 (p.17)
- 인간은 기본적으로 파괴적인 존재가 아니다. 나는 고통을 야기하기를 원하는 사람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 대부분은 자신의 쇼핑 습관이 매우 파괴적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고 지낸다.(p.18~19)
- 지구 환경파괴의 상당 부분이 은행에 의해 창조되는 신용 때문에 일어난다고 본다. 이유는 그 신용 탓에 우리가 각자 가진 수단 그 이상의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이 크레디크 카드 결제를 한 건 할 때마다, 이 지구와 미래 세대들은 그만큼 빚을 떠안게 된다(p.22)
- 우리는 경제학의 핵심원칙 하나를 위반함으로써 부(富)를 일구었다. 자본을 팔아 놓고는 그것을 이익으로 계산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지키지 않았던 것이다. 더욱이 지난 40년 동안 우리는 산림을 마구 베어내고, 강물과 대양의 고기를 마구잡이로 잡아 씨를 말리고 있으며, 지구의 석유 매장량이 무진장한 양 석유를 마구 퍼 올렸다. 우리는 지구의 자연자본을 내다 팔아놓고 그것을 이익이라고 불렀다. 이제 지구는 경제와 마찬가지로 약탈당하고 있다.(애드버스터즈 창설자, 칼레 라슨의 2009년 글, p.29)
- 컨설팅 회사 딜로이트에 따르면, 2008년 영국인들이 (크리스마스 시기의) 선물이나 사교활동과 식품에 지출한 돈이 평균 655파운드(약 120만원)이다. 영국 전체로 따지면 360억 파운드(약 67조원) 이상이다. 그 중 39%가 신용카드로 결제되었다.
UN의 통계를 보면, 2008년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12일 동안 전 세계에서 기아로 죽은 아이들이 20만 7,360명에 이른다. 작은 도시의 인구와 맞먹는 수치이다.(p.139~140)
- 하나의 종(種)으로서 우리 인간은 안락과 모험을 바꾼 것은 아닐까?(p.148)
- 종이 기저귀야말로 생태계에는 악몽이다. ‘여성 환경 네트워크(Women's Environmental Network)'에 따르면, 매일 영국에서만 종이 기저귀가 800만 개가량 버려진다. 영국 아기들이 1년에 버리는 기저귀가 자그마치 30억 갱 달한다는 계산이다.(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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