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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컨설팅

대기업 직원을 바라보는 중소기업의 시선

by 사람과 직업연구소 2011.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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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수도권의 기업체 간담회에서 한 인사담당자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대기업 출신은 중소기업에서는 사실상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라구요.

여러 가지를 시사하는 말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대기업에서 퇴직한 많은 분들, 그 중에서도 연령이 좀 있으신 분들의 공통된 표현은 이렇습니다.

이제 저를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에서 도움을 주고 싶다”....‘도움이라...글쎄요.

사실 말이란 것이 곡해가 많을 수 있다 보니 그대로 옮기다보면 문제가 많습니다. 위의 경우들도 그러하지요. 아마도 서로의 의견들은 그냥 깊이 생각하지 않고 단순한 단편적 의견의 표출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한 가지는 충분히 이해할만 합니다. 그것은 양쪽의 서로에 대한 시각차이, 혹은 온도차이입니다.



 

중소기업에서 대기업 출신을 신용하지 못하는 무엇일까요?

가장 흔히 드는 이유는 바로 적응을 못한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저는 이 말에 어느 정도 공감을 하는 편입니다.

사실 대기업 출신들은 나름 상당한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학 졸업자의 5% 정도만 들어간다는 대기업이라면 나름 긍지를 가질 만 하지요. 문제는 그들의 경험과 중소기업에서 맞이할 환경은 토양 자체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대기업의 경우, 고급 관리직 일부를 제외하고는 정확히 잘 짜인 시스템에서 제 역할을 잘 수행하는 인재를 선호합니다. 합리적이고 자신의 분야에서 역량을 잘 발휘하는...그러나 중소기업은 제가 보기엔 오히려 비합리적인환경이 더 많아 보입니다. 업무도 온갖 영역을 모두 커버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때로 오너의 독선은 도무지 감당할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대기업도 그렇지만 이 경우 직접 그걸 받아내야 하는 자리는 많지 않습니다). 주변 여건 역시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거기에 성과지향적인 풍토에 매여오던 이가 중소기업에 들어 와 무언가를 하려면 우선 기존의 박힌 돌들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데 이 과정 역시 괴롭습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자신의 자리는 원래 그들 중 누군가가 올라왔어야 할 자리니 곱게 보일 리가 없습니다.


결국 이리저리 발버둥 치다가 도대체 뭐 이런 곳이 있나’, 혹은 내가 여기 아니면 어디서 일을 못 하랴하는 생각에 다시 회사를 나오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대기업 출신이 몇 개의 중소기업에서 1년을 전후한 경력을 만들다가 완전히 경력이 틀어지는 것을 보는 경우는 어렵지 않습니다.

대기업의 좋은 시스템,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중소기업에 접목하면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은 틀린 말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가장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중소기업이 가진 자체 토양과의 적절한 조화 속에 새로운 가치나 시스템의 정착을 끌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것을 모두 부정하면 당연히 섞여들기 어렵습니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한가지입니다. 결코 대기업 출신이라고 중소기업을 쉽게 보지 말라는 당부입니다. 스스로는 겸손하다 할 수 있으나 그것은 결국 현장에서 비춰지는 모습으로 판단할 다른 사람의 몫입니다. 그들의 눈에 누군가가 건방져 보이고, 과도하게 기존의 것을 부정하는 모습으로 보인다면 결국 성공적 전직은 먼 나라 이야기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함께 가지 않으면 혼자서 떠나 와야 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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