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를 배우고 있습니다. 아주 예전에 쳤던 것이라 지금 가능할까 고민하다 ‘하고 싶다’는 일념에 지원을 했더랬습니다.
그런데 몇 달을 한 것 같은데 전혀 늘지가 않습니다.
그냥 옛날 잃어버렸던 코드를 조금 확인한 정도? 이게 뭐하나 싶은 생각만 들었습니다.
얼마 전 새 강사님의 기타 연주를 들었습니다.
와~~ 엄청나더군요. 자유자재로 연주되는, 그러면서도 정확하고 요소요소의 맛을 살린 기타 연주는 정말 멋졌습니다. 그런 분이 무명이라는 것이 더 놀라웠기도 했구요.
그러다 깨달았습니다.
지금 상태론 좋은 연주는 기대할 수 없겠다는 것을요.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일주일 내내 전 제 일과 씨름하다 겨우 강습시간에만 잠깐 기타를 듭니다.
배운 것도 기억나지 않고, 손에도 익지 않았으니 ‘진보’란 것이 있을 리 없지요.
그런데, 지금 저 경악스럽게 기타를 잘 치는 양반은 아무리 봐도 하루에 3~4시간은 기타 연습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재능도, 시간도, 심지어 크게 노력할 의지조차 없는 내가 기타교습을 업으로 삼는 분만큼 치고 싶다면 과도한 욕심이지요.
그저 ‘뚱땅’거리는 수준, 90%이상의 곡을 거의 단일한 패턴으로 연주하는 것이 딱 제 수준인 게지요.^^;;
그리고 더 하여 깨달았습니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비슷한 분량입니다. 좀 더 잘 쓰고, 못 쓰는 이에 따라 차이는 나지만 기본적인 시간의 절대량은 하루 24시간입니다.
모두가 조금씩은 자신을 위해 시간을 투입할 것이고, 이때의 선택기준은 ‘재미있거나 필요하거나’입니다. ‘둘 다’라면 환상적입니다.
제게는 ‘제 일과 글쓰기’가 그에 근접한 것입니다. 그러니 제게 하루 2~4시간의 여유를 줄 수 있다면 제가 시간을 바칠 곳은 ‘일과 관련된 공부와 글쓰기’란 것을 깨닫게 된 겁니다.
정말 써야 할 곳에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써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기타교습을 통해 배웠습니다.
슬프지만, 제 음악적 성장은 이 정도까지일 것 같습니다.
귀만 고급이 된 것 같아 좀 슬프긴 하지만, 음악이나 기타의 유려함은 다른 ‘재능과 노력을 겸비한 분들’께 맡기고, 저는 제 분야나 파보렵니다.
가끔은 ‘뚱땅’거리는 기타를 치는 것으로 위안을 삼으면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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