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보다 나쁜 것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톨스토이의 단편에서는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고 말한다.
그러면 질문을 바꿔보자 ‘사람은 무엇으로 일하는가?’를 묻는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대답하시겠는가?
당연히 사람마다 답이 다를 것이다. 내겐 또 나만의 답이 있다.
바로 ‘생계와 일을 통해 얻는 자존감’이다.
최저임금이 올랐다. 6030원에서 6470원으로....생계해결에 부족한 것은 당연하겠지만 그나마도 감사한 일이다.
그런데 나는 직업현장에서 최저임금보다 더 사람을 비참하게 하는 것이 있음을 종종 본다.
그건 최저임금을 받는 사람들이 흔히 느끼게 되는 자존감의 상처다.
주변에 최저임금을 받는 이를 알고 있다. 그녀는 매년 연말이면 회사를 그만 둔다. 퇴직금 발생을 막기 위한 조직의 조치다. 같은 일을 하는데 임금은 최저임금이다. 하지만 정작 그녀를 괴롭히는 것은 최저임금 비정규직에 대한 조직 내의 시선, 세상의 시선이다.
상여금이 나올 때 같은 일을 했는데 받지 못한다. 명절 선물조차 없거나 다르다. 자신이 일을 해도 그 공은 다른 이의 것이다. 그런데 잘못은 자신에게 돌아온다.
어차피 비정규직, 어차피 최저임금...어쩔 수 없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어떻게 일을 해도 한계를 느끼게 만드는 시선들, 돈은 선택이었으니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의 자신에 대한 시선은 그들이 선택한 게 아니었다.
최저임금이 올랐으니 나아졌는가? 하지만 정작 그들을 기운 빠지게 하는 것에 대해선 주목할 만한 논의조차 없다.
냉혹한 자본주의 시대에 ‘인간에 대한 예의’란 여전히 사치스런 이상인걸까?
'정도영의 뷰포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활의 발견_이동수단 별 시간활용 (0) | 2017.04.20 |
---|---|
아직도 책읽기는 유효할까? (0) | 2017.02.20 |
내 마음의 쉼터, 그리고 하늘의 색 (0) | 2016.09.21 |
깁스를 풀었습니다 (0) | 2016.08.22 |
길이 끝나면/ 박노해의 시(詩) (0) | 2016.07.1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