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쉽게 변하지 않는 이유 2
보스턴 경영대학원의 리처드 베카드와 루벤 해리스는 이런 변화와 관련해 변화방정식이라는 것을 만들었다.
인간의 마음을 방정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맞을까 싶지만 의외로 설득력이 있다.
변화방정식은 아래와 같다.
C(Change,변화) = D(Dissatisfaction,불만,위기의식) × V(Vision,비전,목표) × F(First step,첫 시도) > R(Resistence,저항)
변화(C)는 일단 현 상황이나 다가올 미래가 불만스럽거나 위험하다고 느껴야 한다.
그것도 어지간히 느껴서는 되지 않는다. 우리가 무언가를 바꾸는 것은 상당한 수준의 불만이나 위험인식이라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전에 프랜차이즈 관련 일을 할 때 날마다 적자를 보는 것이 눈에 보이는 가게가 있었다. 새로운 프랜차이즈를 런칭하기 위해 입지가 좋은 그 가게 사장님을 설득했었지만, 그는 한동안 요지부동이었다. 놀랍게도 그 이유는 새로운 프랜차이즈가 위험해 보여서라든가 돈이 안 될 것 같다든가 하는 것이 아닌 ‘귀찮다’ 였다. 아마도 어느 정도의 불안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분은 날마다 적자를 보면서도 검증작업조차 거절했었다.
나중에 실제로 내가 추천한 새로운 프랜차이즈로 갈아타긴 했었는데 놀랍게도 그때조차 그는 직접 검증작업을 하려 하지 않았었다. 아시겠지만 어지간히 불편해서는 사람들은 기존의 방식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두 번째로 현실이 불만스러운 만큼 가고자 하는 방향이 선명해야 한다.
이 부분이 되지 않으면 현실이 불만스러워도 방향을 바꿀 수 없다. 많은 직장인들이 퇴직 후 혼란에 빠지는 주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이것이다. 가야 할 길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나 확실한 길, 분명한 선택에 익숙해져 있던 이들에게 불확실한 무언가를 선택하고 만들어가야 하는 이런 선택은 선뜻 나의 비전으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때의 비전은 뚜렷한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확실하게 보장된 미래란 것이 성인들의 세상에 어디 존재하던가?
세 번째는 그 방향을 위한 ‘첫 시도’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첫 시도는 누구에게나 어렵다. 머릿속의 경고가 내 몸의 활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그리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적어도 일상의 관성을 끊어낼 수 있는 최소한의 용기가 필요한 작업인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곱하기’가 저항(R)보다 커야 한다. 저항이란 일상의 관성, 귀차니즘, 혹은 두려움과 망설임, 합리를 가장한 소심함 등 다양한 것을 포함한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위에서 얘기했듯이 ‘곱하기의 총량’이 저항보다 커야 한다는 사실이다. 왜 곱하기일까? 세 가지 중의 하나만 0이 되도 모든 결과값은 0이 나오게 된다는 의미다.
자 이런 것들을 모두 고려해보면 변화란 확실히 그리 쉬운 움직임이 아니다. 특히나 오랜 시간 주어진 한 가지 틀 안에서 안정적으로 살아 온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불편한, 어떻게든 피하고 싶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변화는 ‘피한다고 오지 않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화려한 과거는 축복일까’라는...분명히 누구보다 화려한 시절을 지내왔다면 그것은 축복일 것이다.(아쉽게도 인간은 그때는 정작 그 소중함을 잘 모른다) 그러나 과거의 영화만 기억하며 오늘의 불만스런 현실을 무시하려 든다면 그것은 이미 재앙이 되어 버린 기억인지도 모른다.
좋은 직장이란 것은 들어가지 못한 이에게도 박탈감을 주겠지만,
떠나는 이에게도 쉽게 끊지 못할 강력한 사슬을 남겨 힘든 시기를 보내게 만든다.
어떤 직장을 봐도 눈에 차지가 않는다. 다시 그와 같은 레벨로 들어가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보면 어떻게든 다시 일을 시작하려면 눈높이를 조절해야 한다. 눈높이 조절이 싫다면 그 전에 충분히 준비했어야 할 것인데 그도 아니다. 그러니 딜레마가 생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시간만 잡아먹는....그 결정적인 매듭을 ‘스스로가 묶고 있는데’ 잘 모른다.
좋은 직장, 선망받는 조건에서 일하고 있다면 미리미리 준비를 하자. 그 경력을 살려 다음 경력으로 이어 갈 수 있는가? 없다면 새로운 준비를 어떻게 무엇으로 해야 하는가? 등등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들은 많다.
그런 과정을 생략한 채 그냥 세상으로 나온다면 별 방법이 없다. 남들이 흔하게 가는 길 따라 가는 수밖에는...
그런 이들일수록 자꾸만 지나온 자리를 돌아보곤 한다. 앞으로 갈 길이 엄청나게 남았는데 전혀 발을 내디딜 수가 없다. 자신이 화려했던 과거를 놓아주기 싫은 까닭이다. 독하게 마음먹고 걸음을 떼도 살아남을까 말까 하는 지독한 레이스의 한복판으로 들어왔는데 운전자는 자꾸 뒤만 흘낏거리고 있는 셈이다.
그러다 사고가 난다. 한번 크게 다치고 나면, 그때에야 자신이 있었던 자리를 현실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러나 그 순간 역시 과거형이 되어 버렸다. 자꾸만 과거에 밀려 한 박자씩 타이밍을 놓친다.
되돌아갈 가능성이 없다면 자부심만 마음속에 간직한 채 앞으로 가야 한다. 스스로의 감정을 조율하지 못할 때, 그 좋은 추억이 지금 내게 올 기회마저 빼앗아 갈 수 있다.
변화에는 과거의 향수만큼 무서운 적도 드물다.
우리의 삶은 오직 현재를 잘 살아냄으로써, 미래를 향해 나아 갈 뿐이다.
'중장년, 시니어 컨설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년퇴직을 앞둔 사람들이 착각하는 3가지 (0) | 2022.04.12 |
---|---|
내가 사장이라면 나를 채용할까? (0) | 2022.03.11 |
당신이 쉽게 변하지 않는 이유 1 (0) | 2022.02.11 |
이력서 양식 활용하세요 (2) | 2021.06.09 |
면접관으로서 바라본 중장년 면접 (0) | 2021.04.0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