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과 '노오오오력' 속에 담긴 의미 차이
“지금 나한테 ‘노오오오력’을 하라는 건가요?”
어떤 것에 대해 물었던 이와의 대화에서 들었던 이야기다. 그 사람은 보다 신박한 해결책을 원했을지 모르는데, 내 대답은 그다지 마음에 와닿지 않았었나 보다.
생각해보면 그렇기도 하다. 노력해야 나아진다는 말처럼 ‘당연하지만 쓸모없는 조언’도 드물기 때문이다.
세상의 흐름이란 것이 느껴질 때가 있다. 어느 순간 ‘노오오오력’이란 말이 나오며 세상을 풍자하기 시작했고, 나 역시 그런 것에 웃으며 함께 동조하기도 했다. 그런데 갈수록 요즘 인터넷에서 느껴지는 것은 ‘노력’을 쓸모없는 것으로 바꿔 ‘노오오오력’이란 단어로 희화화한다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그게 옳은 생각일까?
아마도 ‘노오오오력’을 처음 사용했던 이는 ‘나쁜 시스템 속에 처박아 놓고 노력만 강조하며 개인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려는 의도’에 반하기 위해 썼던 것이 아닐까 싶다.(개인적인 해석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지만)
그런데 이것이 점점 ‘노력은 이 시대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라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뉘앙스가 되고 있다. 이건 좀 문제가 있지 않을까?
만약 고등학생인 자녀에게 ‘너의 공부하는 노력은 쓸모가 없어’라고 말한다면
그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사실 더 심각한 것은 나는 ‘노오오오력’이라며 노력의 가치를 폄하하는 이들에게서 그다지 합리적인 대안을 들어본 적도 없다는 것이다. “그저 그거 하지 마라”에서 끝나는 것들을 너무 많이 봤다.
모든 노력이 성과를 담보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제대로 된 노력은 성과의 가능성을 분명히 올려주기는 한다.
심지어 때로 노력은 실패로 끝나더라도 중요한 의미를 개인에게 만들어주곤 한다.
그것을 무의미한 ‘노오오오력’으로 받아들일지, 성과를 낼 가능성을 높이는 의미 있는 활동으로 받아들일지는 당사자의 몫일 뿐이지만, 우리 시대에 ‘노오오오력’을 비판하는 목소리에 대안이 별로 없다는 것은 분명 아쉬운 일이다.
그나마 주로 하는 이야기는 시스템부터 바꿔야 한다는 방향인 듯하다, 사회적으로 시스템을 좀 더 합리적으로 바꾸고 개인들의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당연히 옳다. 그러나 너무도 당연해 보이는 시스템 교체 속에 개인들이 그것에만 기댄다면 우리의 현실은 거의 바뀌지 않을 것이다.
‘개인은 노력하고 사회 전체적으로는 개선을 위해 나아가는 모습’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바가 아닐까?
그러니 노력의 의미를 너무 폄하하지는 말자. 우리가 하는 것이 때로 어리석은 노오오오력이 될 때도 있지만 의미가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 노력에서 실력이 나오고 실력에서 성과가 나올 가능성마저 부인하지는 말자는 얘기다.
씨를 뿌리지도 않고 좋은 수확을 거두는 이를 나는 별로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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